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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M.I 2007-12-01 16:17:03 | 조회 : 2746
제      목  사형이 줄어드는 중국(?)
지난 11월24일 중국 언론은 일제히 사형집행유예 건수가 처음으로 사형집행 건수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샤오양(蕭揚) 최고인민법원장이 전국법원사법개혁공작회의에서 밝힌 내용을 인용해 보도한 것이다. 샤오양 법원장은 이같은 결과는 사형제도를 신중하게 운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형집행유예는 중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로 일반적으로 사형이 선고되면 곧바로 사형이 집행되지만 사형집행유예 판결을 받으면 일정기간 사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유예기간동안 행형을 평가해 무기징역으로 감형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언론이 보도한 이 내용 가운데 중국에서 사형이 얼마나 집행되고 있는지, 사형판결이 몇 건에서 몇 건으로 줄어들었는지에 대한 내용은 어디에도 없었다.

중국에서는 사형집행이 얼마나 됐는지는 국가기밀에 속한다. 국제인권단체에서는 중국이 한 때 매년 1만여명 가량을 사형에 처한 것으로 보고한 바 있고 지난 2000년 이후 몇년간은 한해 평균 3천명 정도의 사형을 집행했다가 최근 들어 1천명 선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서방국가나 인권단체는 중국의 인권문제를 거론할 때 항상 사형의 남발과 공개처형등의 문제를 거론해왔다. 이 때문에 중국정부는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인권 수준의 잣대로 거론되는 사형제도의 개선에 나섰다.

가장 큰 변화는 올 1월 1일부터 최고인민법원만이 사형 최종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개선해 성급 법원에 주어졌던 사형최종판결권을 회수한 것이다. 또 공개처형도 금지시켰다.

사형선고 최종 판결권을 최고인민법원만이 행사하도록 제도를 고친 뒤 사형선고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이 이처럼 사형의 판결에 대해 기준을 강화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형 판결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살인죄를 비롯해 방화, 강간, 마약, 뇌물수수 등 크게는 10가지, 작게는 68가지 범죄에 대해 사형을 선고한다. 특히 살인과 같은 잔인한 범죄나 마약 범죄에 대해서는 사형으로 처벌하는 빈도가 매우 높다.

마약사범과 함께 사형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리는 범죄 중 하나는 부정축재와 정치부패다.

최근에는 뇌물수수등의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전 식품의약감독국 쩡샤오위(鄭篠臾) 국장에 대해 전격적으로 사형을 집행했다. 부패가 중국 공산당의 집권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체제형 범죄라고 보기 때문에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통해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극형이 부패를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무엇보다 중국에서 사형이 문제가 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수사과정에서 강압에 의한 자백이 많고 또 사형선고에 대해 항소할 수 있는 제도가 미흡하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최근 녜수빈(聶樹斌)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녜수빈은 지난 1994년 스쟈좡(石家庄)에서 발생했던 강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사형선고를 받고 이듬해 사형이 집행됐다. 녜씨의 가족들에게 판결문은 전달되지도 않았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2005년 경찰에 살인등의 혐의로 구속된 왕모라는 피의자가 당시 자신이 그 사건을 저질렀다고 자백을 한 것이다.

우습게도 수사당국은 이미 사형당한 녜씨의 유족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숨긴채 왕씨의 자백에 신빙성이 없다는 식으로 이를 무시하려다가 익명의 제보로 언론에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또 지난 1998년 쿤밍시 공안국 전 고위관료가 살해당한 사건에 당시 공안국 경찰이었던 두페이우가 진범으로 기소돼 사형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이후 진범이 나타나 무죄 석방됐다. 또 리지우밍이라는 경찰도 살인범으로 몰려 사형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가 진범의 검거로 석방되기도 했다.

두사람 모두 가혹행위로 자백을 한 것이 유일한 증거인데도 극형을 선고받았다가 뒤늦게 진범이 잡히는 바람에 풀려날 수 있었다.

경찰이 이 정도이니 일반인들이 억울한 혐의를 받게 됐을때 어떠할지는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더욱이 억울한 사형선고에 항소할 수 있는 제도도 크게 미비하다.

중국에서도 사형이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이 간간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아직은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 역시 범죄를 예방하고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형제도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형제도의 존폐 문제 이전에 더 시급한 일은 가혹 수사로 엉뚱한 사람이 범인으로 몰려 사형이 선고되거나, 진범이 잡힌 뒤에도 진실을 감추려고 하는 수사당국과 법원의 태도를 개선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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